댄스스포츠/댄스스포츠 소식

D-1

petrus(베드로) 2011. 8. 26. 21:20

 

 

드레스 리허설 동영상 캡처


"많이 힘드신가봐요?" 카메라 앵글이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클로스업합니다. "응, 한 삼사백미터쯤 전력질주한 것처럼…" 숨이 턱에 차서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를 않습니다. "지금 기분은 어떠세요?"  "응, 그 왜 러너 하이라고 있잖아? 마라토너들이 한계점에 이르러 느낀다는, 달리고 또 달리다 육체가 완전히 지쳤을 때 찾아온다는 쾌감 영역, 바로 그런 기분이예요. 주체못할 행복감…" 어떤 여성 주자는 "러너스 하이가 오르가슴과 비슷하다"고 했다던데…, 비유가 좀 지나쳤나?

지난 일요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회를 일주일 앞둔 '예그리나'의 드레스리허설이 있었습니다. 왈츠와 탱고, 슬로폭스트롯을 연이어서, 네 커플이 일사불란하게 경연하게되는 포메이션 경기를 위해 우리는 두 달여동안 그야말로 발바닥에 불이 나게 달려왔습니다. 3개월전 안사람이 도미하여 생홀아비 신세였던 나는 여성 지도자가 코치겸 파트너 대역을 해주어 연습해왔고, 18일 귀국하여 시차적응도 제대로 안된 안사람과 호흡을 맞추려니 여간 힘든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예그리나! 부부 네 커플로 이루어진 우리 댄스스포츠팀의 이름입니다. 순 우리말로 '사랑하는 우리 사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줄여서 '예그린'이라고도 합니다. 아름다운 이름이지요? 한가지 더, 드레스리허설! 드레스리허설은 숙녀는 드레스, 신사는 연미복 등 의상을 차려 입고 실제로 경기할 때와 동일하게 행하는 연습을 말합니다. 바로 이 연습장에, 연말 TV에 방송될 2부작 다큐 팀의 PD가 카메라취재를 나왔으니 더 열심히 뛰어야 했지요.

D - 1,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음이 더욱 비장해집니다. 얼얼해진 발바닥을 주무르면서 경기장 도면을 머리에 그려봅니다. 방향을 헷갈리면 머리가 하얘지고 몸이 뻣뻣이 굳어 경기를 망친다는데…. 포메이션 경기는 싱글로 뛰기보다 네 쌍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하므로 더 어렵답니다. 어쨌거나 출전소식을 전해 들은 (주)시니어파트너즈(대표 박은경)에서 yourstage.com 응원 현수막까지 걸어줄 예정이라니 상위권에 들어야겠다는 가당찮은(?) 욕구가 샘솟습니다.

'2011 제1회 광명시장배 댄스스포츠 경기대회'. 광명시체육회 주최, 광명시댄스스포츠경기연맹(회장 최형순) 주관으로 28일(일) 오전 10시부터 광명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춤꾼들의 축제입니다. 일반부 포메이션 경기는 10여 팀이 겨루게 되는데, '예그리나'의 경연 시각은 오후 5시20분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 당겨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지요.
이쯤되면 "안면 튼 사이인데, 응원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분도 생기겠습니다. 마는 절대 미워하지 않을테니 부담느끼지 마세요. 그냥 응원 댓글이나 달아주시면 '땡큐'입니다. 저~엉 남는 시간 주체하기 힘든 분은 심심파적, killing time 삼아 행차해보심도 괜찮을 듯~.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