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갈무리/알고나 쓰자고요

"새해 행복하십시오" "내년에도 건강합시다"… / 말·글 갈무리

petrus(베드로) 2014. 1. 1. 17:25

"멀리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사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사랑을 가져오십시오. 이곳이야말로 우리 서로를 위한 사랑이 시작되는 장소니까요."         < 마더 테레사 >

 

 

'청마(靑馬)의 해'라는 2014 갑오년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는 친지들과 덕담을 나누고 연하인사를 건넵니다. 많은 사람들은 무심결에 "새해 건강하세요." "항상 행복하십시오."하고 인사말을 합니다.

 

“건강하세요”는 '건강'이라는 명사에 '~하다'를 붙여 '몸과 마음이 튼튼한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 '건강하다'의 활용 꼴이지요. 그러나 꾸며주는 말인 형용사를 명령형이나 청유형(請誘形·함께 행동할 것을 청하는)으로 활용하는 건 어법에 어긋납니다.

 

마찬가지로 '행복' '안녕' 따위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된 형용사 '행복하다' '안녕하다' 같은 경우도 "행복하거라." "안녕하십시오."와 같은 명령형 종결어미나, "안녕합시다." "행복하자."와 같은 청유형 어미를 붙여서 활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 형용사 '기쁘다' '아름답다' '예쁘다'를 "기쁘거라." "아름다우십시오." "예쁘거라."와 같은 명령형이나, "기쁩시다." "아름답자." "예쁘자." 따위의 청유형으로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일반적으로 명령형으로 쓸 수 있는 경우는 '뛰다' '일어나다'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 '식사' '일' '공부' '등산'과 같이 '~하다'가 붙어서 "식사하세요." "일하거라." "공부하거라." "등산하거라." 처럼 동사형으로 쓰이는 말에 한합니다.

 

일상적인 구어체(口語體·대화에서 쓰는 말)에서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어법을 어겨가면서 대화하는 일은 지양해야겠습니다. 굳이 기원하는 말을 하고 싶을 때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행복하게 지내십시오."처럼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 "행복하십니까?"처럼 물음표를 붙여서 묻는 말로 쓰는 것은 바른 표현이 되겠습니다. 조금씩만 신경 쓰면 어법도 살리면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자손들에 물려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시니어댄사모' 가족 여러분, 새해 '푸른 말'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춤춰보실까요? ^^